당신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들었던 촛불만 기억하시라

아침까지 비가 왔나 보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민자씨가 우산이 어디있냐면서 찾았다. 어제 새벽 늦게 자서 피곤한 몸을 가누지 못해 결국 다시 잠이 들었다가 잠결에 충격적인 문자 한 통을 받았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라니.

이 무슨 만우절날 장난치는 소리도 아니고. 그런데 인터넷을 확인하기 위해 노트북을 부팅하는 동안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먹먹해지기 시작했다. 아니겠지, 하면서도 스물스물 올라오는 불안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다.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자마자 '거짓' 이겠거니 생각했던 일이 '현실'이라는 걸 확인하는 순간, 많은 것이 허망해졌다.

학교에서 배웠던 '정치'는 학교 밖에서의 '정치'와 너무도 달랐었다. 기존 정권에 대한 실망도 컸지만 그래도 그가 말한 '소신'과 '원칙'에 대한 믿음과 그만한 기대가 있었기에 그를 응원했었다. 열렬한 지지자는 아니었어도 보수 정권과 언론의 돌팔매질에도 꿋꿋한 그를 한 국민으로서 보호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난 오히려 거침없이 발언을 하는 그의 모습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인간적이다 싶었다. 뭐 사람마다 의견은 분분했지만.

2004년 3월 12일 대한민국 국회가 찬성 193표, 반대 2표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가결 시켰다. 그로 인해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수행이 정지되었다. 잊어버릴 수도 없는 4월 15일 총선에서 대통령이 당적을 두고 있던 여당 열린 우리당이 한나라당을 밀어내고 원내 과반수 차지로 제 1당이 되었다. 그리고 5월 14일 헌법재판소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을 기각했다. 그 과정에서 나처럼 광화문으로 시청으로 나온 국민들의 마음은 다 같았을 것이다.

우리도 2004년 3월. 아직은 바람이 찼었던 그 날, 광화문에 있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탄핵반대, 민주수호"를 외쳤다. 그리고 스피커에서 나오는 민가 "바위처럼"에 맞추어 그 자리에서 일어나 문선을 했었다. 박군과 송양 /양군과 방여사, 그리고 오른쪽 환유씨.

왼쪽은 2004년 총학생회에서 제작한 탄핵 반대 플랭카드. 오른쪽은 환유씨가 만들었었던 플랭카드. 학부 선후배들과 함께.


'비판' 보다 '비난'이 들끓었던 지난 시간들. 사람 마음이 한결같을 수 없었겠지만 그래도 의지가 되었다. 그리고 그 모진 풍파를 견뎌내고 다시 한 사람의 국민으로 돌아가던 날, 노란 풍선들 속에서 환하게 웃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커녕, 흠집을 내고 들춰내기에 급급했던 떡찰과 비열한 정권. 그 속에서 끝내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나 보다.

진실은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아닐 수도 있고 그럴 수도 있다. 아니길 바란다. 아닐 것이라는 마음이 더 크다. 그의 말처럼 무엇이 진실인지는 역사가 말해줄 것이다. 그러나 역사가 말해주기를 기다릴 때까지, 견뎌내야만 하는 시간들이 힘들다.

대통령 서거로 노무현 대통령만 '피의자' 였고, 나머지는 '참고인' 신분이었기에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는 종결될 것이란다. 그 이야기는 반갑지만 그래서 더 가슴이 아프다. 나 하나 없어지면 모든 사람이 편안해질 거라 생각하고 모든 걸 다 끌어안고 가셨나. 너무 힘들었고,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는 유서 내용이 눈에 밟힌다.

그 곳에선 행복하시라.
힘들었고 괴로웠던 순간들은 잊고 행복했던 기억들만 안고 가시라.
당신을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광화문에 모여 수많은 사람들이 들었던 촛불들만 기억하시라.

서울에 분향소를 마련하려는 사람들에게 추모 조차 하지 못하도록 경찰들이 길을 막고 있단다. 두려운가.
지키기 위해 들었던 촛불이, 당신을 내치게 할까봐 두려운가. 부끄러운 줄 아시게, 이 양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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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acked from 미디어 비평 전문 블로그 : 미디어후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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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가 설치된 서울 시청 앞 덕수궁 대한문에 다녀왔습니다. 민주당도 노사모도 아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분향소를 설치했습니다. 밤이 깊어 가는 시간임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촛불을 들고, 국화꽃을 들고, 눈물을 훔치며 시민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에 헌화를 하고 분향을 하며 그를 추모했습니다. 국화꽃을 들고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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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 아침에 서거소식을 듣고 믿기지 않았는데...
    하루종일 방송에서 떠드는걸 보고 이제야 믿음이 가는군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대통령이기 때문에 더 가슴이 아픕니다. (정작 없어져야 할 사람은 안없어지고..)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훗날 역사가 그분의 업적이 재평가 될거에요.

    • 저는 아직도 먹먹합니다.
      꿈을 꾸는 듯 하네요...
      못된 사람들도 버젓이 살아가고 있는데 말입니다.

  2. 기억해주세요..당신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던 사람들을..

  3. 오늘 꽃한송이 놓고 왔습니다.

    • 휴..사진 보니..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
      저도..꽃 한 송이 놓고 와야 마음이 풀릴까요..

  4. 바보~! 탄핵 반대~! 하지 말 것을......그랬다면 적어도 오늘 이처럼 슬픈 뉴스를 접하지 않았을지도......5년 전 촛불을 들고 그렇게 그를 외쳤고, 그렇게 그는 다시 돌아왔는데......이제 더이상 백배 천배 더 크게 외쳐본들 그는 돌아 올 수 없자나......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는 돌아 올 수 없지만 이제 더이상 비겁해 지지 않을란다. 정군!! 그 때 그날 처럼 우리 쐬주 한 잔 하자 오늘 참 슬프다.

    • 에효. 미스터 구씨. 술이나 합시다......
      술 한잔으로 잊혀질 수 있다면... 몇 잔이라도 마셔봅시다...

  5. 그리가시는 건 아니었습니다 우리모두에게 너무 큰 슬픔을 남기셨습니다 당신의 웃음을 보며 미소를 짓던 즐거움도 사라지고...그러나 얼마나 힘드셨으면 ...가슴이 다 메어짐니다 종일 울고 또 울었지만...누가 당신을 되돌아 할 수 있을까요? 넘 가슴아픔니다 너무그립습니다

    • 그런 결정을 내리시기까지 얼마나 괴로우셨을지..
      짐작도 못하겠습니다.
      자존심이 워낙 강하셨던 분이라.......ㅠㅠ

  6. 쉽게 잠이 오지 않습니다. 휴우...

    • 저도..계속...아무 것도 못하겠습니다....
      휴...가슴이 뻥 뚫려버린 듯 하고..
      또...가슴이 완전히 막혀버린 듯 하고요..

  7. 비밀댓글입니다

    • 저도 정말 믿기지가 않았어요..
      그저 모든게...장난이었으면, 소문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었죠....

  8. 오늘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네요.
    잠 오지 않는 밤이에요. ㅠㅠ

  9. 멍..하게 보낸 나날입니다..ㅜㅜ..

  10. 첨 인사 합니다!

    역사가 어떻게 기록할런지 심히 염려가 됩니다.
    비극적 역사의 악순환은 이제는 올스톱!!! 해야 할텐데,,,
    이정권이 하는 꼬라지를 봐서는 결국 정권교체후 파국의 결과를 당할것은 불을 보듯 자명한 일일겝니다!!!

    나라의 미래가 암울하군요;;;;;
    하늘도 슬픈지 비가 옵니다,,,여기는,,,

  11. 가슴 속에서 눈물밖에 안 나옵니다...

  12. 밑에 링크에 들어가봐주십시오;; 그리고 알아주세요, 우리가 어떤 행동을 했던가. 이제 반성해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S103&articleId=41187

    • 동조가 그래서 무서운 겁니다. 사람마다 정치적 이념이 다를 수 있지요. 아마도 그 분도 수장의 자리에 있는 동안 자신의 신념과 다른 정치적 판단도 해야 했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그를 응원했었고, 또 등을 돌렸습니다. 적어도 그 자리에 있는 동안 그는 참 많이 외로웠을 겁니다. 거기에 대한 죄스러운 마음, 미안한 마음이 큰 사람들이..그를 보내놓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겠지요. 그걸 깨닫기 까지, 우린 너무 많은 슬픔을 겪었네요.

  13.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무겁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4. 고인의 가시는 길을 닭장으로 막아 놓는 아이디어는 정말..
    웃음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

    • ^^ 어제는 그 닭장으로 막아놓으니 아늑하다고 말하는 시민도 있었다 하더군요. 이 개 막장 코미디가 어디 있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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