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을 들다] 누구나 한 번 쯤은 인생에 이지봉 선생과 같은 멘토가 필요하다
Girs, be ambitious!
찌질해보이기까지 하는 역도부원들. 할 수 있는 한 촌스러워 보이는 스타일로 무장시켜놨다. <우생순>의 그녀들과는 또 다른 시작이다. 비인기 종목 역도. 남자 선수들이 아닌 여자. 그것도 "소녀". 어쩐지 모르게 웃긴 이 조합은 여섯 명의 역도부 아이들 캐릭터를 제대로 주물럭 거렸놨다.
통짜 허리에서부터 짧은 목까지 천상 역도 선수인 영자(조안), 뚱뚱하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받는 빵순이 현정(전보미),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해 FBI(엪으뷔아이~)가 되기 위해 특기 점수가 필요한 모범생 수옥(이슬비), 가진 것은 힘 밖에 없는 보영(김민영), 아픈 홀엄마를 모시는 효녀 여순(최문경), 역도복이 예쁘다는 이유로 합류한, 그래도 동기부여 만큼은 확실하게 해주는 (그들 표현에 의하자면) 멘탈 트레이너 민희(이윤회).
웃음과 눈물의 경계에서
영화 초반은 이 아이들의 좌충우돌 성장담이다. 세상이 결코 좋아하지 않을 법한 찌질이 군상들이 우연히 역도를 만나고 이지봉 선생을 만나면서 진정한 스승을 알게 되고, 또 삶의 희망을 갖게 된다. 이성을 향한 두근거리는 마음을 갖는 나이, 씩씩하게 살아가고 싶지만 그래도 아버지의 빈자리가, 아버지의 사랑이 그리운 나이, 세상에 홀로 버려졌다는 두려움이 삶의 매 순간을 옥죄는 나이에 지금 멈춰있다. 그래도 아이들이 웃을 수 있는 건, 그 아이들에게 킹콩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후반. 한창 신나게 관객들을 웃게 만들었던 영화가 급 신파극으로 돌변한다. 경쾌함이 극에 달하면 그 뒤에 몰려오는 절절함의 강도도 셀 수 밖에 없다. 극과 극의 감정을 대립해 놓은 이런 구조, 사실 흥미 없다.
대회에서 놀라운 성적을 거둔 역도부에게 시련이 찾아온다. 겨울이 지나고, 중학생이던 아이들이 고등학교로 진학을 하게 된다. 이지봉 선생은 고등학교로 진학한 세 아이들의 훈련을 계속 맡아도 좋다는 승낙을 받는다. 경험이 전무후무한 아이들이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온갖 망신을 당했을 때 자신을 비웃던 후배가 맡고 있는 학교다. 고등학교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지만 감독은 졸업한 중학교 감독. 그리고 거짓말처럼 이 아이들은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자랑스럽게 금의환향한다. 이를 시기한 고등학교 감독이 이제부터 아이들의 훈련은 자신이 맡겠다며 이지봉 선생에게 체육관 근처는 얼씬도 말라한다. 아이들이 대학 진학을 하기 위해 반드시 출전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하는 전국체전 출전권을 빌미로 한 협박.
이지봉 선생과 스타일이 다른 고등학교 감독에게 매 훈련 시간 마다 두들겨 맞는 아이들이 다시 찾은 곳은 중학교 합숙소. 그러나 그마저도 교육 당국에 걸려 합숙소는 폐쇄되고, 합숙소가 집이나 마찬가지였던 영자는 체육관을 전전하는 신세가 된다. 아이들을 위해서 속상한 마음을 내비출 수도 없는 선생. 그리고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마음을 담아 쓴 편지를 전해주러 가던 길에 이지봉 선생은 길에서 지병인 심장병으로 세상을 뜨고 만다. 대회 당일, 그 소식을 들은 아이들은 오열한다. 적당히 웃겨놨으니 적당히 눈물 쏙 빼게 만드는 구조구나 싶으면서도 흐르는 눈물의 이유는 뭘까. 스포츠는 감동이라더니 결국은 이렇게 신파로 끝나는 건가.
청출어람
운동하는 사람 무식하다는 소리가 세상에서 제일 듣기 싫은 이지봉 선생이 합숙소 칠판에 적어놓은 한자가 눈에 띈다. 청출어람. 쪽에서 나온 푸른 물감이 쪽빛보다 더 푸르다는 뜻. 제자가 스승보다 더 나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해 너의 아름다움을 보여다오. 누군가 내가 못다한 꿈을 이룬다면 그건 영자가 아닐까."
영화의 마지막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역도 경기장. 시간이 흘러 국가 대표 선수가 된 영자. 허리 부상을 참아내며 영자는 마지막 힘을 모아 바벨을 들어 올린다. 그리고 영화는 그렇게 열린 결말로 끝나 버린다. 영자가 바벨을 들고 3초를 버텨 냈는지, 아니면 허리 부상을 이기지 못해 버티지 못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녀가 딴 메달의 색이 금인지 은인지 동인지도 중요하지 않다. 끝까지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없는 걸음을 했고, 마지막 장면 속 무거운 바벨을 들고서도 영자는 환하게 웃는다.
세상의 모든 영자들에게
수많은 사람들이 금메달에 도전한다. 하지만 동메달을 땃다고 해서 인생이 동메달이 되진않아. 그렇다고 금메달을 땃다고 인생이 금메달이 되진 않아. 포기하지 않고 매순간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그 자체가 금메달이야..나는 너희들을 믿는다
각본없는 드라마라는 스포츠가 영화의 소재가 되어 관객들과 만날 때는 긴장감 넘치는 경기와 같은 충분한 볼거리와 박수를 치고 싶게끔 만드는 땀과 열정이 녹아 있어야 하고 덧붙여 마음 언저리를 짠하게 만드는 감동의 코드도 뭍어나야 한다. <킹콩을 들다>는 전자보다 후자를 선택한 듯 하다. 물론 고된 훈련의 모습과 대회에 출전한 모습도 담겨있지만 어쩐지 그 비중이 적다는 게 아쉽다. <우생순>과 비교하면 이해가 쉬울 거 같다. <우생순>의 파워풀한 경기장면을 생각할 때 비록 경기 자체가 길 수 밖에 없다지만, 경기를 베이스로 두고 감동을 끌어냈다고 생각되는 반면 <킹콩을 들다>는 감동을 베이스로 두고 경기를 끌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전경이고, 무엇히 배경인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킹콩을 들다>가 선택한 방법에 따라 영화에 빠져 들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인생에서 이지봉 선생과 같은 멘토가 필요하다는 것. 내가 남보다 뛰어나지 않으면 한 없이 도태되는 이 살벌한 세상에서, 한 번쯤은 나에게 그것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라고 일러주는 멘토가, 스승이 필요하다는 것. 세상으로부터 상처받고, 세상으로부터 혼자가 된 세상의 모든 영자들에게 이지봉 선생은 말한다.
"세상을 들고 우뚝 일어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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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을 들다 - 박건용 무쇠팔 무쇠다리, 내 인생의 코치 (킹콩을 들다) 그들은 도전했고, 마침내 세상을 들었다 88올림픽 역도 동메달리스트였지만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둔 후 시골여중 역도부 코치로 내려온 이지봉(이범수 분). 역도선수에게 남는 건 부상과 우락부락한 근육뿐이라며 역도에 이골 난 그가 가진 거라곤 힘 밖에 없는 시골소녀들을 만났다. 낫질로 다져진 튼튼한 어깨와 통짜 허리라는 타고난 신체조건의 영자(조안 분), 학교 제일 킹카를 짝사랑하는..
개봉 : 2009. 07. 01 장르 : 드라마 감독 : 박건용 출연 : 이범수, 조안 상영 : 120분 제한 : 전체 관람가 공식사이트 : www.kingkong2009.co.kr ------------------------------------ 롯데시네마 진주 관람 일자 : 2009. 07. 04 간만에 여유가 생겨서 뭐 볼만한 영화 없을까 찾아보데, 새로 개봉한 영화 중에 특이한 제목 하나가 눈에 띈다. 킹콩을 들다. 응? ... 킹콩을 왜 드..
킹콩을 들다 감독 : 박건용 주연 : 이범수, 조안 제작사 : RG엔터웍스, (주)씨엘엔터테인먼트 배급사 : N.E.W. 제작국가 : 한국 등급 : 전체 관람가 상영시간 : 120분 장르 : 코미디, 휴먼 개봉일 : 2009-07-01 2009/07/12 성신여대 CGV 오늘 아침 엄마와 조조 영화를 보고 왔다. 마침 엄마랑 보기에 딱 맞는 영화였고, 오후엔 엄마가 친목회가 있으셔서 딱 맞는 시간은 조조 영화였다.. 밤새 비는 잔뜩 내리고, 비오는..
극장에 갔는데 다른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 시간이 맞는 영화를 선택해서 아무 기대도 없이 본 영화가 가슴 깊이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에 본 "킹콩을 들다" (http://www.kingkong2009.co.kr/)가 그런 영화 중 하나입니다. "킹콩을 들다"는 보기 전까지 다양한 영화들과 겹쳐서 그다지 관심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일본 영화 "스윙걸즈"나 우리나라 영화 "국가대표"를 섞어놓은 영화 정도로 생각을 했죠.^^ 영화를 보면 이런 부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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