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의 랜덤워크] 철들지 말아요, 피터팬.
보통 바쁘지 않을 때는 책 리뷰를 더 많이 올리곤 했었는데 요즘은 책 리뷰가 좀 뜸해졌다. 아무래도 책은 좀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 정리를 하는데도 그만큼의 수고를 필요로 한다. 머리가 복잡할 때는 그래서 책 리뷰를 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뷰를 해보고 싶다고 신청한 책이 있었다. 김태훈의 랜덤워크.
그가 이제는 왠만한 유명 연예인 만큼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책을 선택한 데에는 그것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었다. 가끔 만나고(물론, TV를 통해서) 듣고 읽게 되는 그의 촌철살인의 말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랄까.
랜덤워크.
Random Walk 그리고 Random Work도 되겠다. 그러고보니 책 이름 한 번 잘 지었다. 의도한 것일까. Random Walk는 주식 분야에서 종종 주가의 변화를 이야기 할 때 설명하는 가설로 알고 있었다. 랜덤워크 가설이란, 주가의 변화가 과거의 변화나 어떤 패턴에 제약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움직인다는 가설을 의미한다. 오늘 주가는 오늘의 모든 변동요인을 반영하여 형성된 것이고, 내일의 주가도 역시 내일의 변동요인을 반영한 것이기에 상호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이고, 따라서 주가의 예측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그 의미를 조금 응용해서 덧붙여 본다면,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와 음악이라는 도구를 빌려 거침없이 풀어낸 이 책의 제목을 Random Walk라고 지은데에는 남들과 같이 일관성있는 삶을 살기보다, 마음대로 자유롭게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그의 행보(walk)를 투영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
결국 그의 최종 목적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아마도 어떤 의미에서는 본인도? 그러고 보니 그는 참 많은 일(work)을 한다. 팝 칼럼니스트, 라디오 방송 진행자, 연예프로그램 패널, 연애 카운슬러. 등등등 말이다. 영역을 참 쉽게도 '잘' 넘나드는, 종잡을 수 없는 그를, 나는 얄미운 피터팬이라 부르고 싶다.
마흔 한 살 피터팬.
사실 나는 그의 촌철살인을 기대했건만, 내 기대에 비하면 이 책은 조금 물렁하다. <김태훈의 랜덤워크>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그것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적히고,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적힌다. 그리고 그 기록에는 그의 말처럼 여전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평선 너머의 바다, 그 세상의 바다를 가득 채우고도 남을 '영화'와 '음악'이 공존한다. '누구처럼 되고 싶지도, 누구보다 뛰어나고 싶지도 않은, 날라리처럼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쾌락을 찾아 다시 한 번 즐거워 지고 싶어'하는 그는, 그러니까. 마흔 한 살(? 맞나?) 피터팬이다.
남의 생각, 남의 말, 남의 행동, 남의 표현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자신에 대해서는 얼마나 솔직해 질까 싶었는데, 역시 우려는 내 몫이었나 보다. 그렇다. 무릎팍 도사의 강호동이라면 눈에 쌍수를 켜고 환영할 일이고, 강심장의 강호동이라면 적절한 수위를 조절해가며 옐로우 카드를 남발할 것 같은 분위기로 자신을 오픈 한다. 이렇게까지 오픈 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어쨌든 그 모양새는 '질투' 날 만큼 후리(! ← FREE는 이렇게 써줘야, 진짜 그 어감이 산다!)한 삶이다. 마치 술집 옆 테이블에서 자신의 씨네키드 시절의 이야기와 영화와 음악에 관한 것이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방대한 지식을 털어 놓으며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그렇다면, 내 반응은 둘 중 하나겠지. "그 아저씨, 참 젠체하네!" 아니면 "(긍정적 의미에서) 뭐하는 아저씨지?".
술잔을 들고 낯선 사람의 테이블로 옮겨가 밤이 새도록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해 친절하게도 책 뒷편에는 필모그래피와 플레이리스트를 함께 실었으니, 꼭 그와 동석한 술자리가 아니더라도 그가 기록한 영화와 음악들로 대신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애니웨이, 그가 오래 철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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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 방금 다른 블로그에서도 이 책 보고 왔는데.... ㅎㅎㅎㅎ
그 분도 아마 위드 블로그 통해서 리뷰 하셨을까요? ㅋ
제가 요즘들어 만나서 무슨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 얘기를 나눠보고 싶은 사람중에 한명입니다. 마흔한살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분방한 '피터팬'의 삶을 사는 그가 궁금하거든요ㅎㅎ 저도 이거 신청했는데...전 떨어졌는데...난 이제 내돈주고 사야하는데...ㅋㅋㅋㅋ
앗! 그렇군요-
이 책은 제가 읽고나서 지인에게 선물을 했어요.ㅠ
좀 더 일찍 알았다면 제가 또 쏴드리는 건데~~!!
아 책이었군요. 랜덤워크라....랜덤 워크.....
책 제목같지 않죠? 무슨 프로 이름 같기도 하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