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를 떠난 마카롱] 트렌드의 탄생과 확산에 대하여..
트렌드는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존재한다. 모든 영역에서 개인의 선택과 집단의 취향이 서로 얽혀있다. 라는 문장은 이 책 <파리를 떠난 마카롱>의 프롤로그에 나오는 문장이다. '트렌드'라는 꽤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이 문장은 왜 트렌드에 대한 해석과 이해가 중요한 지에 대해서 간결하게 설명해 준다.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그리고 무한한 욕망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들이 어느 순간 하나로 모아지는 그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현상과 기호를 넘나들며 개인의 선택까지도 지배하게 만드는 트렌드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트렌드는 가변한다는 사실이고, 따라서 대중의 취향까지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이 집단의 힘을 연구하는 것이 바로 '트렌드 사회학'이다. 개인과 집단의 취향의 모방과 확산의 메커니즘이 어떤지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을 통해서, 취향이 일종의 사회적 표지로서 삶의 모든 영역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이고, 그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지를 예측하고 살펴보는 것이다.
<파리를 떠난 마카롱>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은 위에서 이야기 했듯, '트렌드'에 대해서 소개하는 책이다. 더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그 트렌드는 어떻게 '탄생'되고 어떻게 '확산' 되는지를 소개하는 책이다.
트렌드는 근대사회와 함께 탄생했는데 즉, 기술과 경제의 발전으로 그러한 변화가 가능했다고 본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추구했고, 산업혁명으로 구축된 시스템은 사람들의 그러한 욕망을 채워줄 수 있었던 것이다. '창조적 파괴'라는 개념을 통해 강조된 것 처럼 혁신은 그러한 시스템의 원동력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유행과 트렌드가 오늘날 크게 부각되는 이유 중 하나는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보는 관점도 있다. 트렌드의 사회경제학을 이야기하면서 크게 거론되는 이론들은 조지프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대니얼 벨의 '자본주의의 문화적 모순', 데이비드 리스먼 등의 '고독한 군중', 질 리포베츠기의 '행복의 역설' 등에 대한 이론이 있다.
트렌드의 확산에 대해서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모방'이다. <100번째 원숭이 현상>이 이 모방을 잘 설명해준다. 100째 원숭이 현상이란, 어떤 행위를 하는 개체의 수가 일정 정도에 이르면 그 종 전체에 특정 행동이 순식간에 전파되는 것을 말한다. 일본의 한 무인도에서 암컷 원숭이 '이모'가 과학자들이 던져준 고구마를 물에 씻어 먹기 시작하자, 이를 본 이모의 가족과 친구들이 고구마를 씻어 먹는 기술을 배웠고, 이 기술은 빠르게 퍼져갔다. 이후 몇 년이 지나도 여전히 고구마에 뭍은 모래만 털어 먹는 원숭이들이 훨씬 많았는데, 어느 날 100번째 원숭이가 고구마 씻어 먹기 방법을 사용하자 순식간에 섬의 원숭이 전부가 같은 행동을 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이 100번째 원숭이 현상은 이후 모방과 전염에 관한 대표적인 사례로 인용되고 있다. 즉, 인간은 모방의 동물이자 유행의 동물이라고 보는 가장 기본적인 관점에서 트렌드의 확산에 대한 논리가 시작된다. 가브리엘 타르드, 리처드 도킨스, 모턴 그로드진스 등등으로 이어지는 학자들이 거론되면서 이 모방의 이론을 좀 더 세분화하고, 진화된 관점에서 바라본다.
처음에는 재미있게 읽어나가다가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수첩을 열어 메모를 하고 있더란 말이다. 사실 트렌드의 탄생과 확산 과정을 적기에는 너무 방대한 양이 될 것 같다.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 조금 복잡한 내용들도 눈에 띄는데 중간 중간에 적절한 사례가 없었다면 아마도 쉽게 지루해 질 수 있을 것도 같았다. 트렌드라는 것이 우리 삶의 다양한 방면, 디자인, 아트, 푸드, 패션, 라이프스타일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각 챕터마다 적절한 사례들을 함께 담아주었는데 그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가령, 트렌드를 일종의 '상징'으로 받아들인다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서구에서는 이러한 색이 수 세기 동안 꽤 분명한 상징을 띠었다고 이야기 한다. 예를 들어 회색은 오랫동안 첨단 기술과 효율성을 상징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회색 통에 담긴 요구르트가 약을 연상시킨다며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반대로 흰색은 순수함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식품 포장에 자주 씌였지만 기술제품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컬러였다. 차가움이나 수동성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첨단 전자제품은 회색이나 파란색이 많았다. 눈부신 화이트 색상을 자랑하는 애플의 아이팟은 이런 확신을 날려버린 사례다. 아이팟의 세계적 성공으로 화이트 컬러는 첨단 전자제품에 다시 사용되기 시작했다.(p.113)
많은 학자들과 그들의 이론들이 거론되는데, 이렇게 책 뒤편에는 참고문헌이 정리되어 있다. 본문에서 삽입된 주요 저서들과 이론들, 그리고 패션/ 민주주의 사회의 분석/ 소비 / 취향의 사회학에 관한 저서들이 카테고리 별로 제시되어 있어서 이 알짜배기 정보들이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이런 유행과 트렌드에 대해서 연구한다는 것은, 그만큼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트렌드 사회학을 '가볍고 무겁게' 라는 역설적 자세로 다룬 책이기에 이 분야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읽기에는 적당할 것 같다. 확실히 이전에 나온 트렌드 관련 책보다는 좀 더 읽기가 쉬웠던 것 같다.
덧. 책을 덮고 나서 보니 문득 책 옆에 놓아둔 아이폰이 눈에 들어온다. 가장 최근 나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되었고, 될 수 밖에 없었던 요물 같으니라고. 나는 '스마트폰'이라는 트렌드에 휩쓸렸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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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마 幸島 섬 위치 ※幸島는 일본어로 코지마こうじま koujima로 발음하는데, 영문 표기가 코시마koshima로 되어 있는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아래는 책과 동일하게 고시마로 표기함. (幸島을 따로 따로 분리해 발음하면 코 + 시마) ① 고지마 원숭이들은 바닷물로 고구마의 간을 맞춘다 (사실) ... 고구마 씻기가 (최초로 고구마 씻기를 시작한 원숭이) 이모イモ로부터 놀이 친구들에게 수평방향으로 전해가는 모습을 실로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