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떠나보내기]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 당신에게.

상처를 떠나보낸다는 것.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열었다. 제목부터 직접적인 책 <상처 떠나보내기>는 정신분석가 이승욱씨가 상담장면에서 만나게 된 다섯 명의 내담자들과의 분석과정을 글로 옮긴 책이다. 요즘들어 '치유'에 관한 심리 에세이를 많이 읽고 있는 나에게 <상처 떠나보내기>라는 책은 내게 어떤 사유를 하도록 이끌어줄까 내심 기대가 되었다. 다섯 명의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전에 그가 왜 이런 상담과정에 대한 책을 썼는지 이해 할 필요가 있었다.

그는 서문에서 '자기와 마주하는 시간' 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가 만난 수많은 내담자들 중 여기 실린 다섯 명의 내담자는 저마다 안고 있는 마음 속 상처들이 다르다. 누군가는 깊은 우울에 빠져 있고, 누군가는 극심한 좌절을 경험한 상태이며, 누군가는 타인을 향한 분노를 안고 있고, 누군가는 사랑에 대한 집착에 힘들어 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무가치함으로 인해 주눅이 들어 있다. 그가 서문에서 말한 것 처럼, 이 다섯 내담자들의 고민과 같은 고민을 하나 혹은 그 이상, 어쩌면 모두 경험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하나도 경험하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각자의 삶의 여정은 다르지만, 그래서 그 상처의 모습도 다르지만, 그는 우리의 고통과 상처는 대부분 본질적으로 같다고 이야기 한다. 정리하자면 그는 자신들의 상처와 마주하고 그것을 장악해 낸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쩌면 내 안에도 잠들어 있을 상처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는 기회를 주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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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상처와 마주한다는 것.

총 다섯 명의 내담자들과의 분석과정을 읽는 동안 나는 매우 흥미롭게 이 책을 바라봤다. 심리학을 전공한 나이지만 졸업한 지 몇 년이 지났어도 역시나 '상담'이라는 건 어려운 화두다. 심리학의 분야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 보다 훨씬 더 다양한데, 나의 경우엔 학부 과정에서는 상담관련 과목을 단 한 과목도 수강하지 않았고, 석사 과정에서는 딱 한 과목만 수강했을 뿐이었다. 물론 그 과목을 수강하게 된 계기도 '듣고 싶어서'가 아니라 세부 전공 외 다른 전공 과목을 하나 이상 수강해야 하는 학사 규정 때문이었다는 말을 해두고 싶다. 상담 심리와 함께 나오는 임상 심리학 과목들은 많이 들었지만, 내 안에 자리잡고 있는 어떤 상처가 '상담'이라는 것에 대해 극심한 저항을 불러 일으켰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에게(전문 상담가이겠지) 나를 드러내 보인다는 것 자체에 대한 저항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내가 드러내 보여야 하는 대상이 타인이 아니라 내 자신이라는 사실이 낯설고 어색하고 민망했었던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굳이 끄집어 내지 않고 이대로 묻고 살아도 괜찮을거라고 믿었던 상처와 기억과 감정과 느낌들을 굳이 꺼내어 다시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치기어린 위험한 발상이었다는 것을 알겠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기까지에는 나 역시 내 안의 상처들과 마주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했고, 이 책의 제목처럼 상처를 떠나보내기 위한 과정 중에 있음을 말해두고 싶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그동안의 심리에세이나 치유에 관한 에세이들과 달리 각각 다른 상처를 가진 내담자와 한 명의 분석가가 상처의 근원을 찾아 들어가는 분석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그렸다는 것이다. 분석가의 입장에서 내담자를 통해 느끼는 역동이나 역전이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는 것이 굉장히 인간적으로 그려졌달까.

전공이 전공인지라 주변에는 상담이나 임상장면에서 일하는 전문가, 치료사들이 많다. 그들이 내담자를 만나서 나누는 이야기는 물론 비밀보장 때문에 공개되진 않지만 이런 작업이 매우 많은 힘을 소진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안다. 때로 주변에 상담을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이것저것 물어오면서 상담을 하는 일이 마치 정답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상담자나 분석가가 정답을 주는 사람은 아니라 내담자 스스로가 정답을 찾도록 이끄는 조력자라고 생각을 한다. (상담 전공자가 아니니 이런 발언이 꽤 위험할 수 있다는 걸 안다. 물론 조력자도 보통 조력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염두해 두자). 수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상처는 모양도, 크기도, 깊이도 다르고. 그것이 그 사람의 삶에서 발현되어 나오는 모습도 저마다 다르다. 그러니 가끔은 분석과정에서 난항에 빠지기도 하고, 역동을 느끼기도 하는 등, 내담자와 만나면서 느낀 감정을 교육분석을 통해 자신의 상처와도 마주해 나가는 그 모습이 나에게는 무척 흥미로웠던 것이다. 

이 책은 그러니 심리학에 대해 잘 모르지만, 자신의 상처와 마주하고 그것을 이해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간접적인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고 심리학을 전공하며 내담자들과의 관계에서 쉽게 번아웃을 느끼게 되는 초보상담자들에게는 훌륭한 선배가 들려주는 사례들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이 책의 저자 정신분석가 이승욱님의 블로그 : http://nibbutta.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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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acked from 도서출판 부키
    • At 2012/02/23 21:40

    요즘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서부터 심지어는 특정 나이대(서른살 또는 마흔살)에게도수없이 심리에 대해 묻습니다.어떤 이들은 자신의 마음의 병을 치료하고자 심리학 처방전까지 받고 있..

  1. 이 책을 읽으면 정말 상처를 떠나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네요. 쌀쌀한 날씨에 쓸쓸한 요즘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 저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꼭 읽어봐야겠어요.^^ 잘 읽고 갑니다^^

    • 읽으시면서 많은 생각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편안하게 읽어내려갔는데 아마 편하게 읽으실 수 있을 거에요.. ^^

  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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