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니] 폭력과 억압에 관한 이야기, 편치않은 실소를 자아내다
송곳니가 빠져야만 어른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다.
2009년 제 6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 수상을 비롯, 화려한 수상경력을 가진 영화라는 점을 빼놓고서도 할 말이 아주 많은 영화다. 재미도 있고, 잔인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며, 세련되면서 동시에 놀랍기도 하다. '송곳니'가 빠져야만 어른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아버지와 독재에 대한 통렬한 우화라는 표현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걸까.
수영장과 넓은 정원이 딸린 도시 근교의 한 저택이 높은 담장에 둘러 쌓여 있다. 바깥 세상과는 철저하게 단절되어 있는 곳, 그 곳에서는 아이들 세 명을 세상과 완전히 격리 시킨 채 양육하는('사육'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지도 모르겠다) 부모가 있다. 공장 관리자인 아버지(크리스토스 스테지오글로)만이 차를 몰고 외부로 나갈 수 있다. 외부세계는 위험한 것이라며 일부러 온 몸에 피칠갑을 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는 세상에는 위험한 것이 많기 때문에 특정한 시기, '송곳니'가 빠져야만 어른이 되어 나갈 수 없다며 모든 것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둔다.
수영장과 넓은 정원이 딸린 도시 근교의 한 저택이 높은 담장에 둘러 쌓여 있다. 바깥 세상과는 철저하게 단절되어 있는 곳, 그 곳에서는 아이들 세 명을 세상과 완전히 격리 시킨 채 양육하는('사육'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지도 모르겠다) 부모가 있다. 공장 관리자인 아버지(크리스토스 스테지오글로)만이 차를 몰고 외부로 나갈 수 있다. 외부세계는 위험한 것이라며 일부러 온 몸에 피칠갑을 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는 세상에는 위험한 것이 많기 때문에 특정한 시기, '송곳니'가 빠져야만 어른이 되어 나갈 수 없다며 모든 것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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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와 억압에 관한 이야기, 편치 않은 실소를 자아내다.
외부세계와 단절된 아이들을 통제하는 부모의 양육방식은 기발하다 못해 실소를 자아낸다. 그들이 정보를 습득하는 방법이란 부모를 통해서, 자세히 말하자면 아버지가 사다주는 물건들을 통해서이거나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된 어머니의 목소리를 통해서다. 아버지는 생수 병의 라벨 조차 떼어내 버리고, 어머니가 테이프에 녹음한 단어는 세상의 단어와는 완전히 의미가 다르다. '좀비'가 무엇이냐고 묻는 아들의 말에 어머니는 작고 노란 꽃이라 말하며, '전화'를 건네달라는 딸 아이의 말에 어머니는 '소금'을 건네 준다. 풀밭에서 작고 노란 꽃을 발견 한 아들이 '여기 좀비 두 송이가 보여요!'라고 소리치는 건 당연한 일, '플라이 미 투 더 문'을 틀어놓고는 엉뚱한 가사로 번역을 해주는 것은 물론이다. 심지어 가글을 하고 참는 시간 까지 통제한다. 우리에게 비상식적이고 괴상한 행동들이 그들에겐 일상적이다.
성인인 아이들이 하는 놀이라곤 뜨거운 물에 손가락을 넣고 오래 버티기, 마취한 뒤 먼저 깨어나기, 수영장 물 속에서 숨 오래 참기, 눈을 가린 채 엄마의 목소리를 찾는 일 등이다. 그들이 좋아하는 건 직접 찍은 홈비디오를 돌려보는 일, 이미 대여러 번 봤다는 듯 둘째 딸(마리 초니)은 대사도 똑같이 따라 할 정도다.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이렇게 그들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면서 처음에는 마치 그대로도 '완벽'해 보이던 일상이 사실은 뒤틀려 있다는 것을 꼬집어 내기 시작한다. 고양이를 마땅이 응징해야 할 위협적인 존재라고 주입받은 아들이 정원에 들어온 고양이를 무자비하게 죽이는 것은 물론, 모형 비행기를 두고 벌이는 남매간의 칼부림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아버지는 성숙한 아들(흐시트로스 파사리스)의 성적인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가끔 회사 직원 크리스티나(안나 칼라이치도)를 집으로 들인다. 이 폐쇄적인 공간에 방문할 때마다 그녀의 눈에는 어김없이 안대가 채워져 있다. 그녀는 외부 세계에 호기심을 보이는 첫째 딸(아게리키 파푸리아)과 말을 섞게 되고 모종의 거래를 시작하게 되면서, 그들의 '완벽했던' 일상에도 조금씩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 강요와 억압, 그리고 적절한 보상과 회유로 남매를 통제하던 아버지는 급기야 자신의 규칙을 어긴 딸에게 가차없이 매질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완벽했던 왕국에 균열을 가져온 외부인 크리스티나에게도 폭력은 마찬가지다.
이제 그만 보여주어도 되지 않을까 싶을 만큼 불편하기 짝이 없는 그들 가족의 단조로운 일상 이야기가 결론으로 나아가는 지점은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한 큰 딸의 결심이다. 높은 담장으로 둘러 쌓여 있지만, 외부로의 탈출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모형 비행기가 담장 밖 발치에 떨어져도 움직이지 못하는 아들과 기타 연주에 맞지 않는 우스꽝 스런 춤을 추는 딸들의 모습은 그들이 무력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러는 것이 당연하게 길들여져 왔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알기에 안타깝다 못해 서늘하다는 느낌마저 준다. 통제된 삶이 얼마나 우스꽝 스러운 것인지, 그리고 그 통제와 억압의 체제 하에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지오르고스 란디모스 감독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통렬하게 꼬집어 냈다. 마냥 우스꽝 스러운 장면들을 보면서 실소를 짓다가도, 그 실소가 편치 않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송곳니>는 의미심장하다.
p.s 폭력, 성적 묘사 수위도 높다. 작품성이 커버하긴 한다만.
성인인 아이들이 하는 놀이라곤 뜨거운 물에 손가락을 넣고 오래 버티기, 마취한 뒤 먼저 깨어나기, 수영장 물 속에서 숨 오래 참기, 눈을 가린 채 엄마의 목소리를 찾는 일 등이다. 그들이 좋아하는 건 직접 찍은 홈비디오를 돌려보는 일, 이미 대여러 번 봤다는 듯 둘째 딸(마리 초니)은 대사도 똑같이 따라 할 정도다.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이렇게 그들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면서 처음에는 마치 그대로도 '완벽'해 보이던 일상이 사실은 뒤틀려 있다는 것을 꼬집어 내기 시작한다. 고양이를 마땅이 응징해야 할 위협적인 존재라고 주입받은 아들이 정원에 들어온 고양이를 무자비하게 죽이는 것은 물론, 모형 비행기를 두고 벌이는 남매간의 칼부림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아버지는 성숙한 아들(흐시트로스 파사리스)의 성적인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가끔 회사 직원 크리스티나(안나 칼라이치도)를 집으로 들인다. 이 폐쇄적인 공간에 방문할 때마다 그녀의 눈에는 어김없이 안대가 채워져 있다. 그녀는 외부 세계에 호기심을 보이는 첫째 딸(아게리키 파푸리아)과 말을 섞게 되고 모종의 거래를 시작하게 되면서, 그들의 '완벽했던' 일상에도 조금씩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 강요와 억압, 그리고 적절한 보상과 회유로 남매를 통제하던 아버지는 급기야 자신의 규칙을 어긴 딸에게 가차없이 매질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완벽했던 왕국에 균열을 가져온 외부인 크리스티나에게도 폭력은 마찬가지다.
이제 그만 보여주어도 되지 않을까 싶을 만큼 불편하기 짝이 없는 그들 가족의 단조로운 일상 이야기가 결론으로 나아가는 지점은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한 큰 딸의 결심이다. 높은 담장으로 둘러 쌓여 있지만, 외부로의 탈출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모형 비행기가 담장 밖 발치에 떨어져도 움직이지 못하는 아들과 기타 연주에 맞지 않는 우스꽝 스런 춤을 추는 딸들의 모습은 그들이 무력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러는 것이 당연하게 길들여져 왔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알기에 안타깝다 못해 서늘하다는 느낌마저 준다. 통제된 삶이 얼마나 우스꽝 스러운 것인지, 그리고 그 통제와 억압의 체제 하에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지오르고스 란디모스 감독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통렬하게 꼬집어 냈다. 마냥 우스꽝 스러운 장면들을 보면서 실소를 짓다가도, 그 실소가 편치 않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송곳니>는 의미심장하다.
p.s 폭력, 성적 묘사 수위도 높다. 작품성이 커버하긴 한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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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하더군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보셨군요. 섬뜩했어요. 으으.
이거.. 공포영화인가요..? =ㅁ=!
보고싶어 졌습니다!
음. 공포라기보단 풍자에 가까워요.
중간중간 좀 잔인한 면이 없지 않지만, 저는 여행노동자님의 이 영화에 대한 리뷰가 궁금해요!